(2024)

/ 김의선

늘어진 긴장(Enduring tensions)에 관하여


외부 자극(만남)으로 생긴 긴장은 어떠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가지며 동시에 불안정하다. 그런 불안정한 상태에 시간이 조금 더 주어지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이렇게 다른 시간 선을 가진 <늘어진 긴장>은 철 섬유와 진흙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최소한의 단위로 조직화된 섬유 사이에 흘러 들어가는 물과 섞인 흙은 가느다란 조직을 최소한의 지지대로 삼아가며 흐른 흔적을 그대로 남기거나 두텁게 모여 덩어리진다. 어디가 시작과 끝일지 모르는 섬유 조직들은 밀도가 높아지면 결국 아래로 가라앉으며 또다시 진흙이 모이는 곳이 된다.

늘어진 조직은 계속해서 주변 환경을 끌어드린다. 진흙의 수분은 서서히 건조되는 듯 다가도 이내 공간의 습기를 다시 머금는다. 흙은 스스로를 자극하고 철 섬유는 부식되기 시작한다. 이렇듯 ‘물’의 사라짐을 유예시키며 흐르는 시간을 붙잡아 둔다. 끊임없는 자극과 발생하는 긴장은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 채 낮고도 은근한 상태로 유실되지 않은 힘을 보존하며 느려진 시간 속에서 팽팽히 당겨지기도 이완되기도 한다. 

유기적인 망의 구조 속에서 독립적인 요소들이 서로 상쇄하거나 지지하며, 시간과 공간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환경을 조성한다. 철 섬유의 부식과 흙의 건조, 그리고 물의 흐름은 단방향적인 변화가 아니라, 상호 과정을 통해 긴장과 균형을 끊임없이 재조정한다. 이 속에서 관객은 그 광경을 목격하고 작품과 연결된 하나의 존재로 참여한다.